교황청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은 70년 넘게 전세계 이주민과 난민을 지원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이주민과 난민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ACN은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와 유럽의 위기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치며 희망을 전하고 있다.
2024년 9월 29일, 제110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ACN은 이주민과 난민이 처한 불안정한 상황에 대해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출신국가가 아닌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그 수는 2억 8천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23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1억 1,7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강제적 이재이주(displacement, 무력 충돌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고향이나 본국으로부터의 강제 퇴거)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주하는 동안 강간, 고문, 납치, 임의적 구금, 강도, 인신매매 등의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수천 명의 중남미 이주민이 미국으로 향하기 위해 위험한 횡단을 시도하는 ‘다리엔 갭’(출처=ACN 자료사진)
ACN은 1947년, 고통받고 박해 받는 그리스도인 난민들을 위한 긴급 구호를 제공하기 위해 “Ostpriesterhilfe(동쪽 사제들의 지원)”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으며, 이후에도 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다. 오늘날에도 ACN은 전 세계 이주민과 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중동은 계속되는 분쟁으로 수백만 명이 고향을 떠나며 그리스도인들의 존속이 위협받고 있기에, ACN은 이곳을 관심 지역으로 주목하고 있다. ACN은 특히 그리스도인 가정과 청년들의 자립을 지원하여, 그들이 자신들의 고향 땅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레바논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여름 캠프 지원(출처=ACN 자료사진)
아프리카에서의 국내 피난민과 난민 지원은 부르키나파소, 나이지리아, 모잠비크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폭력과 지속적인 빈곤으로 고통받는 국가에 집중되어 있으며, 현지 교회가 이주민과 난민을 돌보는 사목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남수단 접경지역의 이주민들. ACN은 식량난에 처한 이주민들에게 긴급 지원을 펼치고 있다.(출처=ACN 자료사진)
베네수엘라, 아이티, 쿠바, 니카라과로부터 걷잡을 수 없이 계속되는 이주물결로 중남미의 많은 국가는 상당한 사회적, 경제적, 사목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ACN은 현지 교회가 이주 물결과 농촌 인구 대거 이탈로 인한 도시의 급성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이들을 위한 사목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의 국내 피난민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ACN은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가 전쟁 이재민과 피해자들을 돌볼 수 있도록,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1,600만 유로를 지원했다.
우크라이나 호시브 성가정 수녀원에 거주하는 전쟁 이재민 지원(출처=ACN 자료사진)
가톨릭 교회는 전 세계 이주민과 난민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1914년,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제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제110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과 함께 걸어가십니다(God walks with his people)”를 표어로 채택하고, 담화문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과 함께 당신 백성 안에서 걸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역사를 통한 여정 중에 있는 사람들, 특히 가장 작은 이들,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과 당신 자신을 동일시하신다는 의미에서 당신 백성 안에서 함께 걸어가고 계시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강생의 신비가 널리 퍼져 나가는 모습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