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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ACN은 우리에게 음식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맛볼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2026년 2월 21일우크라이나editor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주민들은 공습의 위험에 무감각해졌지만 신앙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주교는 ACN에 “여러분의 도움 없었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비참한 난민 생활을 이어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대규모 전면 침공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동부 지역 주민들은 2014년부터 이미 분쟁 상태에 놓여 있었다.

로마가톨릭교회 하르키우-자포리자(Kharkiv-Zaporizhzhia) 교구의 얀 소비로(Jan Sobile)는 최근 교황청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돕기 ACN 본부를 방문해 전쟁으로 분열된 지역의 사목활동 경험을 공유했다.

가톨릭교회 하르키우-자포리자 교구의 얀 소비로 보좌주교

가톨릭교회 하르키우-자포리자 교구의 얀 소비로 보좌주교

“ACN은 1991년부터 우리 사명과 사목활동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교회건물, 사목활동을 위한 운송수단, 연료, 기본 지원—을 제공해 왔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워 사명이 지속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쟁이 터졌습니다. 2014년에 전쟁 발발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2022년 침공 이후 상황은 훨씬 악화되었습니다.”라고 소비로 주교는 전했다.

교구 내 주요 도시 여러 곳이 점령 상태이며, 그곳에서 사목할 사제는 남아 있지 않다. 한편 점령 지역에서 피난 온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다른 본당들은 규모가 커졌다. 대부분은 빈손으로 왔고 교회에서 도움을 찾았다.

“그들 중 일부는 하느님을 모르지만 마음속으로 무언가가 필요함을 느끼고, 우리 공동체에서 그것을 찾았습니다. 사제들과 여성 수도자들이 그들에게 새로운 가족 같은 느낌을 줍니다. 우리는 빵과 음식을 나누어 주는데, 사람들은 ‘당신은 나에게 빵만 준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맛볼 수 있게 해주셨어요.’고 말합니다. ACN 덕분에 수천 명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이건 단순한 원조사업이 아닙니다. 실제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ACN 후원자들 덕분에 우리가 굶주리지 않고 복음을 계속 전할 수 있다는 걸 압니다. 여러분의 도움 없이는 우리 교회가 구소련 시대처럼 되었을 겁니다.” 라고 소비로 주교는 덧붙였다.

끔찍한 상실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통해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전쟁이 다른 이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거부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소비로 주교는 이렇게 답했다. “신앙을 잃은 사람은 아무도 모릅니다. 한 장교가 전선에서 만난 사람들 중 무신론자는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ACN의 종교 자유 청원서에 서명하는 얀 소비로 주교

ACN의 종교 자유 청원서에 서명하는 얀 소비로 주교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그리스가톨릭교회의 수장인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Sviatoslav Shevchuk) 상급 대주교는 최근 몇 년간 그리스-가톨릭교회가 인구의 8%에서 12%로 성장했다고 발표했으며, 얀 소비로 주교는 동부 지역의 로마가톨릭교회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확인된다고 밝혔다.

보좌주교의 관저는 전선에서 불과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폭격은 일상적이며 공습 경보 사이렌은 너무 흔해서 사람들은 대피소로 가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있는 곳에 그냥 머뭅니다. 목숨을 걸고라도 당분간은 살아가겠다고 말하지요. 우리 도시들에 대한 공격뿐만 아니라 드론과 로켓이 키예프(Kiev) 상공을 날아다니기 때문에 사이렌은 하루에도 수십 번 울립니다.”

그러나 무감각을 꿰뚫는 어두운 순간들도 있다. 소비로 주교는 젊은이들의 장례에식을 집전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제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마주하는 것입니다. 특히 한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한 청년이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징집되었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전선에 투입된 지 불과 2주 만에 전사했습니다. 시신은 끝내 수습되지 못했습니다.” 그 어머니가 외아들을 그렇게 애도하는 모습을 보는 건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 때문에 모든 이가 자신의 삶이 매우 연약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 전쟁으로 인해 죽은 가까운 이가 있습니다. 언제 자신의 차례가 올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고해성사를 받아 항상 준비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성사를 준비하기 위해 교회로 돌아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라고 얀 소비로 주교는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교구는 수십 명의 신자들을 세례 성사를 위한 입교 준비 과정에 참여시켰으며, 현재 부활시기에 교회로 들어올 40명의 성인 그룹이 준비 중이다.

우크라이나 교회가 사순시기를 맞이하고 주님 부활대축일을 준비하는 가운데, 조만간 평화의 시간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희망이 남아 있다. 하르키우-자포리자 교구의 보좌 주교는 정치인과 세계 지도자들의 계획에 대한 믿음이 거의 없다고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평화를 믿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마도 우리는 아직 그 계획을 보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것은 놀라움일 수도 있지만, 그분은 우리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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