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미얀마 전문가와 이번 군사 쿠데타의 동기에 대해 이야기하다.
미얀마 민주화의 미래는 ‘균형’에 달려 있습니다. 2021년 2월 1일 오전, 옛 ‘버마’의 군대가 또 한 번의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습니다. 미얀마군은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과거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미얀마인들은 쿠데타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시민들은 쿠데타에 항의하며 대규모 거리 시위에 나섰고 총파업을 결의했습니다.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ACN은 미얀마에서 다수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미셸 박사&앙겔라 자코비’ 재단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폴커 니게뵈너가 앙겔라 자코비 이사장(우측 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의사, 철도, 공항 관계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단체로 시위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심지어 경찰까지도요. 이것은 군 장교들에게 위험 부담이 되지요. 경찰의 지원이 없으면, 쿠데타는 끝내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탱크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습니까? 군 탱크가 지금 사방에 배치되고 있습니다.
Q. 미얀마 현지와 연락이 가능하십니까? 인터넷 연결이 끊겼다고 들었습니다.
놀랍게도 충분히요. 두 명의 수도자들과 연락이 닿고 있는데 상황이 “아주아주 심각하다”고 합니다. 마지막 메시지는 미얀마 북부 지역에서 온 것이었는데, 수많은 난민 캠프가 있고 사회적으로 불안한 지역입니다. 수사들은 “군이 비무장한 시민들에게 총을 쏘고 있다”고 알려 왔습니다.
Q. 미얀마군은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있습니까?
그저 표면적일 주장일 뿐이라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보 추기경님(미얀마 양곤대교구장) 또한 지난 2월 3일, 국제 사회와 이번 갈등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며 이를 확인시켜 주셨지요. 국제 사회가 지켜보고 있었고, 만일 문제가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즉시, 직접적으로 논의되었을 것입니다. 미얀마 선거는 지난해 11월 8일에 치러졌는데, 올해 2월 1일에 갑자기 나타나서 부정 투표를 주장한다?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이 명백해 보이지요.
Q. 그렇다면 쿠데타의 진짜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 생각에 아웅산 수치(수지)와 그녀가 속한 당은 항상 군 수뇌부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는데, 선거를 통해 군을 상대로 두 번째 압승을 거둔 것입니다. 아웅산 수치 측이 80% 이상을 득표했음에도, 미얀마 의회 의석의 3/4을 군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희극인 부분이지요.
문제는 미얀마에서 생산되는 모든 원자재, 광산과 특히 국내 산업 중에서도 3대 기업으로 꼽히는 곳을 미얀마군이 손에 쥐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웅산 수치가 선거에서 또 한 번 확실하게 승리하게 되면서, 군부는 아마도 자신들의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Q. 지난 몇 년 간 미얀마의 민주화 과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민주화 초기부터 여당인 국민민주연맹(NLD)의 손은 묶여 있었습니다. 의회의 4석 중 3석을 군부가 차지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시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들이 여전히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희망으로부터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예를 들면, 교육에서의 발전 등 긍정적인 계획이 많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난 것입니다.
Q. 민족주의가 미얀마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보십니까?
안타깝게도 민족주의는 미얀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극단적으로 국수주의에 빠진 승려들이 이번 쿠데타에서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서 명백히 드러납니다. 저는 이미 로힝야족 사태 때 미얀마를 완전한 불교 국가로 탈바꿈하려는 강한 욕망과 야심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Q. 미얀마의 그리스도인과 다른 종교적 소수집단에게도 쿠데타의 영향이 있을까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무슬림들이 이 땅에서 거의 축출되는 과정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 보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그리스도인에 대한 대규모 박해의 시작이 될까 심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Q. 미얀마 선거 3개월 후에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이는 결코 충동적인 행동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합니다. 외국 세력이 가담했을 수도 있다는, 그런 증거가 될 수도 있을까요?
중국의 개입은 미얀마 언론에서 상당히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미얀마는 수많은 천연 자원이 매장되어 있어, 아시아의 보물 창고와 같습니다. 저는 미얀마를 방문하면서 중국이 미얀마를 가지고 싶어 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Q. 보 추기경님은 2월 3일자 서한에서 “우리는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이야기하셨는데, 국제 사회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군요. 확실하게는, 어떤 제재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얀마의 시민들을 더욱 약하게 할 뿐입니다. 저의 가장 큰 희망은 미얀마 국민 그 자체이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모릅니다. 피바다가 일어날 것 같아 두렵습니다. 군은 무자비하고, 모든 움직임이 사전에 잘 계획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