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디 아자르(Fadi Azar) 신부가 지난 6월 22일에 다마스쿠스(Damascus)의 그리스 정교회 성 엘리야 성당을 대상으로 벌어진 자살 폭탄 테러 후,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느끼는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는 홀로 버려진 느낌입니다.”
“시리아의 그리스도인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시리아 전역의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신자 30명이 희생된 이번 공격으로 깊은 슬픔 속에 빠졌습니다. 현재까지 부상자가 54명 나왔습니다.” 시리아의 작은형제회 소속인 파디 아자르 신부가 AC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다마스쿠스에서 오래 생활한 시리아의 작은형제회 소속의 파디 아자르 신부(출처=ACN 자료사진)
아자르 신부는 시리아에서 비무슬림들이 사는 게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며, “교회가 정부와 대화할 때마다, 당국은 어쩌다 한 번 일어난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시리아 전체를 ‘흔들 만큼’ 심각한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파디 신부는 시리아의 인권 보호를 촉구했다. “우리는 믿음이 있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중동과 성지에서 그리스도인 박해는 항상 있었습니다. 2,000년 동안 박해가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인권이 보호되는 현대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의만을 원합니다. 정의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안전이 보장된 국가에서 살 권리가 있으며, 성당에 가서 평화롭게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마스쿠스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지금은 라타키아(Latakia)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자르 신부는 시리아의 불확실한 현실과 테러 공격 이후 그리스도인들의 고통에 대해 말했다. 특히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시점을 강조하였다. “예를 들어, 홈스(Homs)나 하마(Hama) 지역의 성당 밖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납치 사건도 벌어지고, 많은 신자들이 직장을 잃고 있습니다.”
라타키아에서 활동하는 ACN 원조사업 파트너인 파디 아자르 신부(출처=ACN 자료사진)
시리아 정권 교체 후 생긴 총체적인 불안정과 관련해 파디 신부는 지난 3월에 발생한 다른 사건을 회상했다. “3월에 여기 라타키아에서 많은 알라위파(Alawites) 신자들이 살해되었습니다.” 그는 라타키아 동쪽 해안 지역 마을에서 일어난 알라위파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학살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시리아 역사상 처음, 즉 1860년 이후 처음으로 이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주일 저녁 6시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데, 괴한들이 성당 안으로 들어가 많은 사람들을 살해한 것입니다.”
파디 신부는 그리스도인들만 두려움에 떠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알라위파, 드루즈파(Druze)… 이것은 박해입니다.” 다마스쿠스 드웨일라(Dweila)의 그리스 정교회 성당에서 발생한 공격과 관련해 가해자의 신원에 대한 여러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파디 신부는 추가로 강조했다. “어떤 사람들은 IS(다에시) 깃발을 든 안사르 알-순나(Ansar al-Sunna) 그룹의 소행이라고 주장합니다. 전에 그들은 이들리브(Idlib)에 거점을 뒀습니다. 그리스도인들 뿐만 아니라 드루즈파나 알라위트파, 심지어 온건한 무슬림들도 위험에 빠졌습니다. 정말 무서운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시민 통치가 아니라,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리스트 정부를 세우려고 합니다.”
주민들이 이런 공격을 예상했는 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파디 신부는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다고 답했다. “위협이 많았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정확한 시점은 몰랐습니다… 지난 주 홈스에서 시리아 정교회의 성당 밖에서 한 남자가 성당 문을 향해 총을 쐈습니다.”
폭탄테러로 파괴된 다마스쿠스의 성 엘리야 성당 내부(출처=ACN 자료사진)
현지 소셜 미디어에 따르면, 6월 26일에 또 다른 공격이 일어났다.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이 라타키아의 성당 앞을 지나가며 무차별 총격을 가해, 한 명이 살해된 것이다. 그리스 정교회의 라타키아교구는 피해자가 교회와 아무 연관이 없고, 성당 관리인이 사망한 것이 아니며, 공격은 성당 밖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제적 차원의 보호
지역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현 상태에 대해 파디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큰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홀로 버려졌다고 느낍니다. 바티칸과 유럽 연합이 개입해 주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은 이제 우리에게 ‘신부님, 우리는 원조도, 식량도, 약도, 아무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탈출시켜 주세요. 여기서는 살 수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목숨을 잃을까 두렵습니다. 우리는 자녀들의 미래를 걱정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리아의 그리스도인 숫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내전 전에는 그리스도인이 전체 인구의 10%였습니다. 이제는 3%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올여름에는 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떠날 것입니다.” 파디 신부가 AC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씁쓸한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