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간접 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성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예루살렘 가톨릭교회(라틴) 총대주교청은 물론 가자지구 내 성가정 가톨릭 성당에서는 평화의 시작에 대한 희망이 조심스럽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성가정 성당 주임신부는 교황청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돕기 ACN과의 인터뷰에서 2년간의 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에 대해 이야기했다.
“2년간의 전쟁이라니,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교회 성가정 성당의 가브리엘 로마넬리(Gabriel Romanelli) 주임신부는 2025년 10월 7일 저녁 ACN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가자지구가 전쟁 3년 차에 접어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평화안에 따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간접 회담이 이집트에서 계속되는 가운데, 희미한 희망이 싹트고 있다.
현재까지 전투는 멈추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가자지구 내 가톨릭교회의 성가정 성당 구역 담장에서 불과 300미터 떨어진 곳에서 폭격이 발생했다. 이 시설에는 약 450명의 난민이 거주 중이다. 하지만 로마넬리 신부는 ACN에 공동체가 “전쟁의 종식”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선을 행하고 평화의 건설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합니다”라고 털어놨다. 이 아르헨티나 출신 사제는 단순히 무기의 침묵 그 이상을 원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정의와 화해를 통해 갈등이 종식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기도하며 노력합니다. 우리는 모두를 사랑합니다.”
이에 가자지구의 본당 주임 사제는 다시금 강조된 교황의 적극적 지지에 의지하고 있다.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는 10월 7일 전날 자신의 X 계정에 “교황 레오 14세께서 평화 기도를 약속하는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우리와 함께 기도하신다고 전하시며 모두에게 축복을 내려주셨습니다”라고 기록했다. 또한 교황 레오 14세는 10월 11일을 평화 기도와 금식의 날로 선포했다. 예루살렘 가톨릭교회(라틴) 총대주교로서 성지 이스라엘-팔렌스타인의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도 가자지구가 속한 성지를 이끌며 이 초대에 동참할 예정이다. 총대주교는 지난 2년간의 전쟁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총대주교청 내 본당과 수도 공동체들에게 함께할 것을 요청했다.
가자지구의 본당 주임 사제가 ACN에 제공한 통계는 전쟁의 참혹한 대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서 1,200명 이상을 살해한 끔찍한 공격 이후에 전쟁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의 다른 지역인 서안지구에서도 1,000명 이상을 살해했습니다.” 가자지구와 관련해서는 전쟁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거주지역 내에서 67,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 중 18,000명 이상이 어린이였고, 수백의 가정(부모와 자녀)이 완전히 사라졌으며, 166,000명 이상 부상당해 많은 이들이 치료가 필요합니다”라고 전했다. 이 모든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신적 외상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로마넬리 신부는 동시에 다른 현실도 제기했다. “어린이를 포함한 수천 명이 사지를 절단당했으며, 400명 이상이 영양실조로 사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 선포회’ 소속 선교사인 그는 사회 기반 시설 측면에서 “건물의 90%가 현재 손상되거나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도 심각한 피해를 입거나 파괴되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존재한다.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의 발언이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예루살렘 가톨릭교회(라틴) 총대주교는 10월 4일자 성명에서 신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처음으로 (…) 언론이 새로운 긍정적 발전 가능성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인질 석방, 일부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폭격 및 군사 공세 중단이 그렇습니다.” 이 고위 성직자는 “이는 중요하고 오랫동안 기다려 온 첫걸음입니다. 아직 완전히 명확하고 확정된 것은 없으며,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고, 정해져야 할 사항도 많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속여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긍정적인 조짐이 보인다는 사실에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