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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지진 피해자들의 곁을 지킨 여성 수도자들

2026년 7월 8일베네수엘라editor

로마로 귀국할 예정이었던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 총원장인 베르나르디타 메라스 수녀는 참사 속에서도 굳건한 신앙을 보여 준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모습을 전했다.

6월 24일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지진으로 3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수천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이에 전국의 교회는 긴급 구호 활동에 나섰으며, 카리타스 센터들과 여러 본당은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도움 속에 구호 활동의 거점이 되고 있다.

라과이라에서 구조 활동 현장을 살피는 여성 수도자들

라과이라에서 구조 활동 현장을 살피는 여성 수도자들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the Pious Disciples of the Divine master, PDDM) 총원장 베르나르디타 메라스(Bernardita Meraz) 수녀와 총평의원 루치아 필로사(Lucía Filosa) 수녀가 베네수엘라에 있는 수도 공동체를 방문한 뒤 로마 귀국을 앞두고 있던 중 지진이 발생했다. 두 사람은 6월 25일 로마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수도회 자매들과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곁을 지키기 위해 그곳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메라스 수녀는 교황청재단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에 “저희는 이곳에서 바오로 가족(the Pauline Family)으로서, 또한 교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참사 속에서도 “사제들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으며, 건물이 무너진 거리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라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피해를 입은 이들은 하느님을 원망하기보다 오히려 “하느님과 함께라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돌보시고, 성모님께서 우리를 보살펴 주시며, 교회는 우리의 고통에 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메라스 수녀가 어린이에게 디비나 파스토라 성모 메달을 건네고 있다

메라스 수녀가 어린이에게 디비나 파스토라 성모 메달을 건네고 있다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여성 수도자들은 진앙에서 약 95km 떨어진 바르키시메토(Barquisimeto)에 머물고 있었다. 그곳에서도 가정과 거리 곳곳이 혼란과 불안에 휩싸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은 카라카스(Caracas) 서쪽의 산베르나르디노(San Bernardino)를 비롯한 피해가 더욱 심각한 지역으로 향했다. 여성 수도자들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며,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맡겨진 사명이라고 여겼다.

메라스 수녀는 총평의원 루치아 필로사 수녀와 베네수엘라 출신의 여성 수도자 소라야 에레라(Soraya Herrera) 수녀와 함께 구조대원과 지진 피해자들에게 음식과 의류, 그리고 바르키시메토에 성지가 있는 ‘디비나 파스토라(Divina Pastora)’ 성모 메달을 전달했다. (디비나 파스토라 – 착한 목자의 성모) 이들은 사람들이 보여준 믿음과 연대에 깊은 감동과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저희가 ‘디비나 파스토라 성모 메달을 드릴까요?’라고 물어보면, 사람들은 ‘아, 디비나 파스토라께서 제게 오셨네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메달을 손에 쥐고 입을 맞춘 뒤, 곧 목이나 손목에 걸어 달라고 부탁합니다”라고 메라스 수녀는 회상했다.

산베르나르디노에서는 여성 수도자들이 8층 규모의 리타(Rita) 빌딩에서 구조대원들과 동행했다. 이곳에서는 이미 여러 명의 희생자가 발견된 상태였다. 당시 구조대원들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샤워를 하고 있었다고 보고된 아이들이 아직 살아 있기를 바라며 수색을 이어가고 있었다.

구조대원들과 함께 기도하는 여성 수도자들

구조대원들과 함께 기도하는 여성 수도자들

메라스 수녀는 “구조대원들 가운데는 자신도 모든 것을 잃었지만, 여전히 잔해 아래 갇혀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구조 활동에 나서는 이들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젊은이를 만나 가족이 이곳에 있는지 묻자, 그는 “모든 사람이 제 가족입니다. 베네수엘라가 제 가족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여성 수도자들은 매트리스를 깔아 놓은 임시 천막에서 생활하는 가족들도 찾아갔다. 이들 중 대다수는 더 이상 안전하게 돌아갈 수 없는 건물에서 대피한 뒤 인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메라스 수녀는 “저희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의 손길을 건네며, 축복을 전했습니다”라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들은 ‘저를 축복해 주시겠어요? 부디 축복해 주세요’라고 요청합니다. 저는 구조대원들을 만나 그들의 손을 잡고 ‘당신의 손은 하느님의 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통해 일하고 계십니다’라고 축복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눈물을 흘렸고, 어떤 이들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 침묵은 이내 기도가 되었고,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되었으며, 하느님의 사랑 어린 현존을 깊이 체험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메라스 수녀는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자신들이 함께 있어 준 것에 감사하며, 베네수엘라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국민은 큰 고통을 겪고 있지만, 희망의 백성이며 신앙의 백성입니다”라고 말했다.

거리의 임시 천막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을 찾아간 여성 수도자들

거리의 임시 천막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을 찾아간 여성 수도자들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의 증언은 현재 베네수엘라 교회가 수행하고 있는 사명을 잘 보여준다. 교회는 지진 피해자들에게 물질적 지원과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도와 사목적 동반을 통해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은 라과이라(La Guaira) 교구와 카라카스 대교구에 10만 유로 규모의 긴급 구호 지원을 승인했다.

이번 지원의 목적은 지진 피해 지역의 사제와 여성 수도자를 돕는 데 있다. 이들은 자신들 역시 큰 물질적 피해를 입었음에도 계속해서 피해자들과 함께하며, 삶의 터전을 잃은 가족들을 맞아들이고, 지역 공동체에 영적인 위로를 전하고 있다.

또한 ACN 대표단은 앞으로 며칠 안에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해 연대와 친교의 뜻을 전하고, 현지에서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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